사구체란?
신장은 우리 몸의 피 속의 나쁜 물질들을 걸러주는 정수기 같은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의 피가 통과하는 혈관이 신장을 통과하게 되는데 혈관이 실타래처럼 공 같은 부위를 감싸면서 우리 몸의 피가 지나가게 되면서 나쁜 물질이 걸러지는데 이 부위를 실 사(絲), 공 구(球)자를 써서 사구체(絲球體)라고 부릅니다. 즉, 사구체란 신장 내에서 모세 혈관의 다발이 뭉쳐진 구조로서 신장의 여러 구조 가운데서 혈액 속의 수분과 노폐물을 여과시키는 조직입니다.
사구체질환(Glumerulopathy) 또는 사구체신염이란?
사구체 질환이란 염증성 혹은 비염증성 기전에 의해 사구체가 손상되어 발생하는 질환들을 총칭합니다. 그중에서도 사구체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그에 따른 증상과 징후가 발생하는 질환들, 즉 염증성 사구체 질환을 '사구체신염(Glomerulonephritis)'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혈액 속의 여러 성분 가운데 수분과 노폐물은 사구체를 거치는 동안 여과되어 소변으로 빠져나오고, 적혈구, 백혈구 등의 세포 성분과 분자 크기가 큰 단백질과 같은 물질은 사구체를 빠져나오지 못하므로 소변으로는 섞이지 않고 혈관 내에 머무르게 됩니다. 단백뇨와 혈뇨는 사구체의 거름망에 여러 가지 가전으로 손상이 오면서, 정상적으로는 소변으로 빠져나오지 않는 단백질과 적혈구가 혈액에서 일부 소변으로 배설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사구체신염 환자는 대게 소변검사에서 혈뇨나 단백뇨와 같은 이상을 보입니다.
사구체신염의 원인
사구체 질환은 주로 면역학적 기전에 의해 일어나며, 그 밖에도 대사장애, 혈류역학적 손상, 독성물질, 감염 및 유전 등의 면역학 이외의 기전으로도 일어납니다.
사구체신염의 증상
일반적으로 혈뇨와 단백뇨, 신기능(사구체여과율) 감소, 부종과 고혈압 등의 증상이 대표적으로 나타나며 종류에 따라 다른 임상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사구체 질환은 임상적으로 ▲급성 사구체신염 ▲급속 진행형 사구체신염 ▲신증후군 ▲무증상성 요 이상 ▲만성 사구체신염 등 다섯 가지 임상 증후군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① 급성 사구체신염 증후군
소아나 젊은 성인에서 잘 발병하며 갑자기 혈뇨와 단백뇨, 신기능 저하, 소변량 감소, 부종 등이 나타나는 증후군으로, 주로 목감기나 피부 감염 등 이후에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는 수일 내지 수주에 걸쳐 자연적으로 회복됩니다.
② 급속 진행형 사구체신염
급성 사구체신염과 유사하게 신기능 저하, 부종과 고혈압, 혈뇨, 단백뇨 등의 임상양상을 보이지만, 급성 사구체신염과는 달리 자연 치유되지 않고 대부분 급속하게 신기능 악화가 진행되어 결국은 수주 내지 수개월 내에 말기신부전(ESRD)에 이르게 됩니다. 신장조직검사를 해 보면 사구체 내에 반월체(crescent)가 특징적으로 보이므로, 반월형 사구체신염(crescentic GN)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급성 사구체신염 증후군을 일으키는 원인 이외에 혈관염, 원발성 증식서 사구체 신염, 루푸스, 감염성 심내막염, lgA 사구체신염, 헤노흐-쉐라인 자반증 등이 원인이 되리 수 있습니다.
③ 신증후군
하루 3g 이상의 심한 단백뇨와 부종을 보이며 사구체여과율은 대개 정상입니다. 일차적인 원인으로는 미세변화 사구체병증, 국소성 분절성 사구체경화증, 막성 신증, 막증식성 사구체 신염 등이 있습니다. 타 질환에 동반된 이차성 신증후군의 원인으로는 낭창성 신염,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사구체신염 및 당뇨병성 신장병증이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입니다.
④ 무증상성 요이상
별다른 증상 없이 요검사에서 혈뇨나 경한 단백뇨만 나타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흔히 건강검진 등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무증상 혈뇨를 보이는 대표적인 사구체 질환에는 박기저막 질환(thinbasement membrane disease), lgA 신증 등이 있습니다. 검사상으로만 혈뇨가 나타나고 예후가 좋은 경우가 많으나, 일부에서는 신증후군과 고혈압 또는 신기능 저하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아무런 증상이 없고 혈뇨나 단백뇨도 심하지 않더라도 중요한 사구체 질환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⑤ 만성 사구체 신염
수년에 걸쳐 지속적인 단백뇨, 혈뇨 등의 소견을 보이고, 진행성 신기능 소실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군입니다. 즉, 다양한 정도의 단백뇨, 혈뇨, 고혈압, 만성 신기능 저하 소견을 나타내며, 수개월 내지 수년 이상에 걸쳐 병이 서서히 진행하여 결국은 말기신부전에 이르게 됩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구체 질환이 치유되지 않고 진행하면 결국 만성사구체신염의 형태로 나타나게 됩니다.
사구체신염의 진단
사구체 질환은 각 질병별로 예후나 치료가 현저하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구체 질환은 대개는 병력, 신체검진, 소변 검사를 통해 의심을 할 수 있으며, 여러 가지 혈액 검사를 시행하면 감별진단에 도움이 되지만, 확진을 위해서는 신장조직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구체신염의 진단은 소변 및 혈액 검사 및 신장 조직검사로 내려집니다.
사구체신염의 합병증
사구체신염들의 합병증으로는 초기에 심한 사구체 염증으로 신기능이 떨어지는 '급성 신부전'이 올 수 있으며, 만성적으로 신장 경화증이 진행되어 회복되지 않는 '만성 신부전'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사구체 신염에 의한 신성 고혈압이 유발되며 만성적으로 동맥경화증이 진행됩니다.
사구체 신염의 치료
일반적으로 단백뇨가 심하거나 고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사구체신염이 발생하여 만성신부전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커집니다.
주로 스테로이드 제제, 세포독성약제, 사이클로스포린 및 면역글로불린 등을 사용하는데, 면역억제 요법은 약제의 부작용, 특히 감염의 위험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사용되어야 합니다.
사구체신염 시 고혈압이 동반되면 만성신부전으로의 진행이 빨라지므로 고혈압을 철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항고혈압제로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나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가 일차적으로 추천되는데, 이러한 약제가 단백뇨를 줄이고 신기능 저하속도를 낮추는 데 효과적임이 입증되었습니다. 또한 부종이 동반된 경우에는 적당한 양의 이뇨제를 사용하여 조절합니다. 사구체 질환으로 인해 여러 부차적 질병이 유발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치료도 병행해야 합니다.
사구체 신염의 예방
일단 사구체신염이 생기면 대부분의 경우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중요합니다. 평소 소변이 뿌옇게 탁하든지, 거품이 많이 생긴다든지, 붉은 색을 띤다든지, 양측 정강이에 손가락으로 눌러서 들어가는 부종이 나타나면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해야 합니다. 또한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건강 검진 등에서 하는 소변 검사상 이상 소견이 보이면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해야 합니다.